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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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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키기행문

  • 작성일 : 2018-12-02 13:10:13
  • 작성자 : 이동근
  • 조회수 : 30874 명
  • 추천수 : 2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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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키한 로키여행
 
프롤로그
 
퇴직 후 궁벽한 산촌에 우거하며 나자연처럼 살고 있다. 또 나처럼 천석고황(泉石膏肓)에 병이 든 사람들을 위한 길라잡이가 되기 위해 수년 전 산이 좋아 산에서 사노라네란 산문집을 발간한 바도 있다. 허나 내가 거처하는 작은 공간에 연연하는 우물 안 개구리가 될 것 같아 때때로 시야를 넓히기 위해 종종 문명지보다는 세계적인 자연유산을 찾아 떠나는 발걸음을 했다.
금강산, 백두산, 장가계, 태항산, 황산, 후지산, 알프스 융푸라우봉, 히말라야 안나푸르나봉, 그랜드캐년, 나이아가라폭포, 뉴질랜드 남섬의 마운트 쿡과 밀포드사운드, 노르웨이 송네피오르 등으로의 여행이 바로 그것이다. 이곳을 다녀와서 나만의 감동으로 희석되는 것이 아까워 여행기로 남겨 그간 펴낸 산문집에 두루 수록해 두었다. 앞으로 어느 곳으로 더 다녀오게 될는지 알 수는 없지만 다리에 힘이 있는 한 갈 데까지 가보고 싶다.
혹자는 캐나다 로키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말하기도 하고, 영국 어느 산악인은 로키를 스위스 50개를 합쳐 놓은 것 같다는 찬사를 보냈기에, 언젠가는 나도 로키를 다녀올 기회가 있겠지라고 부풀어 있었는데, 어느날 갑자기 눈먼 사랑처럼 바람을 타고 로키 여행이 낙하산이 되어 나에게로 날아왔다. 그래서 20181123()부터 29()까지 57일간 오래도록 갈망하던 로키를 아내와 함께 다녀왔다. 캐나다 로키 여행은 나에게 많은 영감을 준 여행이었다. 평소 소로우나 헬렌 니어링처럼 자연을 예찬하며 숲속에 살기를 좋아하는 나였기에 나의 삶에도 매우 부합하는 관광지였다고 말하고 싶다.
비씨 주와 앨버타 주를 양분하고 있는 캐나디안 로키(Canadian Rockies)- 즉 로키 산맥은 캐나다와 미국 서부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산악지대로 문명의 때가 묻지 않은 순수한 자연을 만끽할 수 있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자연 휴양지다. 이곳에는 밴프(Banff), 재스퍼(Jasper), 쿠트네이(Kootenay), 요호(Yoho), 워터톤(Waterton) 이렇게 5개의 국립공원이 있고, 최고봉은 롭슨 산(Mt Robson 3,954m)이며, 상당 부분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특히 로키 마운틴에서 우리는 태고 이래 변함없는 모습으로 자연과 함께 생존해 온 야생 동물과 원시림들의 원초적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여행지 기후: 북반구의 흑야 현상으로 해는 늦게 뜨고, 오후 4:30만 되면 해가 져서 하루에 여행할 수 있는 시간이 적었다. 11월 평균 온도는 밴쿠버 지역은 최저 3, 최고 9이고 로키지역은 최저 -9, 최고 3였다. 우기여서 밴쿠버는 흐리고 비가 오는 날이 많았고, 로키는 흐리고 간간히 비 또는 눈이 내렸다.
***여행 일정: 내용이 길고 사진용량이 커서 탑재가 안되니 관심있는 분들은 여행사 일정을 참고하세요.
에필로그
 
lake emerald, sky blue, forest green, river fog grey, ice white가 천연으로 조화된 아름다움을 연출하는 로키-바로 이곳이 우리가 죽기 전에 꼭 가보아야 할 관광지라고 생각되었다.
겨울은 겨울다워야 한다. 그리고 여행지는 그 지역의 절정기가 있다. 감당하기 어려워 흘러내리는 만년설을 이고 있는 험준한 고산지역-로키 산맥은 당연히 동절기에 그 빛을 발한다. 그래서 우리는 아무리 혹독한 영하의 날씨라지만 완전무장하고 로키로 떠나는 것이 아닐까?
청정국가로 자연환경이 아름다워 장거리 버스이동과 많은 시차에도 불구하고 맑은 공기와 따스한 햇살과 차창 밖으로 끝없이 펼쳐지는 울창한 침엽수림과 설산들이 모든 여행의 고충을 일거에 상쇄시켜 준다. 새로운 것을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새롭게 볼 수 있는 안목을 가져야 한다. 여행자들마다 로키의 최고봉 롭슨산(Mt. Robson 3954m)을 이야기하고, 로키의 여왕 레이크 루이스를 말하고, 요호국립공원의 에머럴드 호수를 극찬한다. “여행이란 새로운 풍경을 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야를 갖는 것이라고 마르셀 프루스트가 말했다. 나는 멀리서 만년설을 이고 있는 로키 준령을 향해 간간히 호수와 침엽수 그리고 야생동물들을 바라보면서 끝없이 이동하는 것 자체가 로키여행의 진수라고 말하고 싶다. 다시 말해 앨버타 주 밴프와 로키산맥을 향해 달리는 자체만으로도 눈이 부시고 가슴에는 격정이 넘쳤다. 여기다가 가이드는 이 나라에 대한 유익한 설명과 관련이 있는 감미로운 음악을 들려주니 금상첨화였다. 관광선진국이라 다른 나라 여행시 불편했던 유료화장실 이용과 석회암 식수 걱정을 하지 않아서 좋았다. 금강산의 사계처럼 기회가 되면 다른 계절에 또 다른 비경을 보기 위해 몇 번이고 와보고 싶었다. 변진섭의 희망사항이 아니길 희망해 본다.
캐나다는 고등학교 졸업 후 직업교육을 받고 현장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 대졸 사무직보다 월급을 배나 더 받기 때문에 우리나라처럼 대학진학에 목을 메지 않는다고 하였다. 그러고도 국민소득이 4만 달라에 이른다고 하니 대학진학에만 전전긍긍하는 국가·부모·학생 모두가 반성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었다.
미국·호주·캐나다 지역으로 여행을 다녀온 후 느끼는 바는 노력하면 무궁무진하게 발전할 수 있는 신천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나이가 젊다면 한번 와서 나의 적성을 살려 도전하고 싶었다. 영어가 유창하고 야망을 가진 젊은이라면 국내에서만 살 길을 찾을 것이 아니라, 시야를 넓혀 이들 나라로 진출해 보라고 권유하고 싶다. 중국인이 밴쿠버에 차이나타운을 건설했고, 일본인이 밴프 중심상가를 독점하고 있듯이, 우리 젊은이들도 세계 도처에 진출하여 한국인의 위상을 유감없이 발휘해 주었으면 좋겠다.
밴프국립공원 상가의 90%는 일본인의 소유이며, 매년 100만 명 이상의 일본 중·고등학생이 수학여행을 다녀간다고 한다. 요즘 국내 시민단체에서 한층 더 일제 강점기 위안부와 징용과 관련하여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소귀에 경 읽기일 뿐 부끄러운 역사만 세계에 공포한 격이다. 정의는 불어제치는 나팔이 아니라 실천이라는 말도 있듯이 경제와 군사적 우위를 확보하기 전에는 말짱 도루묵이다. 눈요기 해외여행만 할 것이 아니라 국제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나라와 국민은 어떤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캐나다는 부존자원이 풍부하여 물·나무·석유 중 하나만 수출해도 전 국민이 먹고 사는데 문제가 없다는 말을 들었다. 전국토의 70%가 산이고, 부존자원이 없고 특히 석유 한 방울도 나오지 않는 한국에서 우리가 살 길은 무엇인가는 자명한 일이니 모두가 그길로 매진하여 현재의 국부를 후손들에게 연년세세 물려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도로 변의 건물들은 규모도 작고 울타리도 없다. 고속도로 위 곳곳에 동물들을 위한 생태도로가 건설되어 있다. 동계올림픽을 치르면서 자연훼손을 최소화하려고 했으며, 한국은 동계올림픽을 치를 자연적 환경을 구비하지 못하였기에 폭우기에 산사태를 유발하는 자연훼손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가이드의 말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여기서 우리는 자연을 사랑하고 자연의 일부로 살아가려는 캐나다인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바로 단풍잎이 그려진 캐나다 국기가 그것을 상징하는 것은 아닐까?
마지막으로 참좋은 여행사에 보다 나은 여행편의를 제공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몇가지 당부의 말을 하고자 한다.
첫째, 가이드는 여행자를 계도하는 교육자임을 주지시킬 필요가 있다. 안내하는 중간중간 보이지 않게 우리가 본받아야 할 선진국의 정신과 문화를 알려주어야 한다. 캐나다관광청은 향후 2년간 900만명의 한국인이 캐나다로 여행을 다녀갈 것으로 예상하는데, 그저 문화유적을 보고 쇼핑만 하고 돌아온다면 여행비로 지출한 달러가 너무 아깝지 않을까?
둘째, 현지식 식사 메뉴에 대한 선정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현지식도 여러 종류가 있으니, 가능하면 보통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메뉴를 선택했으면 좋겠다.
셋째, 다녀온 여행객들에게 칭찬 일색의 여행기 요구보다는 엄격한 사후평가를 통해 여행의 성공요소라고 생각되는 항공사·일정·호텔·관광버스·식사·가이드·운전기사·쇼핑 등등에 개선할 점은 없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었다.
넷째, 공항 안내 직원의 캐나다 공항 현장에 대한 지식 부족, 밴쿠버공항에 주차할 공간이 없다는 이유로 우리를 출국장에 내려주고 간 샌딩 가이드, 캐나다에서 꼭 사고자 하는 상품이 없는 쇼핑장소, 장거리 여행 중 영상자료를 볼 수 있는 시설이 없는 관광버스, 그리고 편의상 호텔팁과 식당팁을 개인에게 맡기지 않고 사전에 일괄적으로 걷는 행위 등은 지양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018. 1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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